[경제지표 대시보드 개발기 #4] 아키텍처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AI로 하니까 개발이 빨랐다. 그래서 아키텍처를 바꿨다. 그리고 4개월 후, 문서와 코드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출발점
이미 백엔드는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UI/UX에서 막혀 6개월 방치했던 프로젝트였지만, 백엔드는 제대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 eidc: KOSIS, ECOS, OECD 지표를 CLI로 다운로드하고 DB에 마이그레이션
- eidl: 3개 기관 API 호출 로직을 라이브러리화한 어댑터
- etorch-server: Sequelize로 설계한 API 서버
- etorch-mock-api: 프론트 개발용 모킹 서버
5월 중순 AWS 서밋 후 AI 활용을 결심했습니다. 5월 말, 2주간 Claude 채팅 앱으로 문서를 작성했습니다.
설계 의도는 명확했습니다. 백엔드는 단순하게, 프론트는 UI/UX에 집중, 관심사를 명확히 분리.
6월, 바이브 코딩
Claude Code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문서를 기반으로 차근차근 구현했습니다.
프로젝트 셋업, 테스트 커버리지 100%, 인증 시스템, 차트 시스템. 문서와 코드가 1:1로 매칭되었습니다.
6월 말에는 위젯 지표 추가 UI까지 완성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빠르네?”
대시보드에 추가할 경제지표를 검색하는 UI
7월 말: 전환점
개발하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수동 작업을 자동화하려고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런데 지표를 추가하려면 CLI로 복잡한 파라미터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자동화를 위해 시작했는데 또 수동 작업을 해야 한다는 모순.
게다가 바이브 코딩으로 빠르게 개발되니까 실제 완성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완성되면 별도 백엔드 서버와 DB 인프라, 관리 포인트 증가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시험해봤습니다. 관리자 페이지에서 키워드로 검색하면 복합 지표를 찾고, depth를 알 수 없는 계층 구조를 재귀적으로 탐색하면서 최종 시계열 데이터까지 찾아주는 기능. 선택하면 지표 ID와 메타데이터를 파싱해서 API 파라미터를 구성하고 DB에 저장.
동작했습니다.
관리자 페이지에서 경제지표를 검색하고 관리하는 화면
차트 위젯을 생성하고 설정하는 인터페이스
eidc, eidl, etorch-server는 사용 중단. Next.js로 통합해서 관리자 페이지로 동적 관리. 이것이 전환점이었습니다.
4개월간의 진화
“AI가 빠르게 만들어주니까…” 이 생각이 반복되면서 기능이 계속 추가되었습니다.
관리자 기능 확장. 지표 관리, 사용자 관리, 시스템 모니터링, 로그 조회. 구독 제한도 동적 관리로. 5월 문서에는 하드코딩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DB + 관리자 페이지.
위젯 참조/복사 시스템, 통계 및 모니터링, 로깅 시스템까지. Clean Architecture 가이드를 작성하고 리팩토링했지만, 초기 설계와는 이미 완전히 달라진 상태였습니다.
복잡도의 늪
5월 문서: 별도 백엔드, 프론트는 UI만, 지표는 CLI로 하드코딩.
9월 코드: Next.js API Route로 통합, 프론트에 백엔드 로직 포함, 지표는 실시간 API와 DB 메타데이터로 관리, 관리자 페이지로 모든 것을 동적 관리.
Claude Code에게 물어봐도: “문서를 보니 etorch-server로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되어있는데, 코드에는 Next.js API Route에서 외부 API를 직접 호출하네요?”
7월 말부터였습니다. 그 이후로 계속 기능이 추가되었고, 문서와 코드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깨달음
“문서를 업데이트해야겠다”
며칠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변경된 게 너무 많았고, 초기 설계 의도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AI 덕분에 개발은 빨랐습니다. “프론트가 복잡해져도 AI가 도와주니까 괜찮아” 이 판단으로 아키텍처를 계속 바꿨습니다.
하지만 초기 “관심사 분리” 설계는 사라졌고, 복잡도는 계속 누적되었습니다. 문서는 5월에 멈췄지만, 코드는 9월까지 진화했습니다.
AI는 빠르게 기능을 만들어주지만, 복잡도 관리는 내 몫이었습니다.
막막하던 그때, 회사 슬랙에 메시지가 왔습니다:
“다음 주 월화수에 AI 활용 프로덕트 개발 워크샵이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 있으신가요?”
추석 연휴 직전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워크샵이 어떻게 돌파구가 되었는지 이야기합니다.